Table RPG/TRPG 플레이로그

[CoC] <완전범죄를 완성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플레이로그

MR.Ree 2025. 2. 4. 13:37

<완전범죄를 완성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2019.11.29. 플레이

시나리오 제작자: 닌

 

[개요]

당신은 KPC를 죽였습니다. 명백한 의도를 갖고 살해했습니다. KPC가 죽을 만큼의 잘못을 저질렀든, 그저 당신의 필요에 의해서였든지 간에요. 당신은 완전범죄를 구상했고, 최적의 장소와 시간을 찾았습니다. 이 시간에, 이곳에, KPC와 당신 단 둘만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목격자는 없습니다. 당신을 특정할 만한 증거는 그 무엇도….

하지만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당신이 죽인 게 분명한 KPC가 살아있습니다. KPC를 죽였던 감각이 아직 선명한데도요. 상처라곤 하나 없는, 평온한 얼굴로 숨을 쉬고 있습니다. 당신이 죽인 사람이 말이죠.

 

 

 

 

 

 

 

 

 

 

 

¡SPOILER!


¡스포주의!

 

 

 

 

 

 

 

 

 

사진: Unsplash 의 Matthew Smith

https://unsplash.com/ko/%EC%82%AC%EC%A7%84/9CV6WrxxdrM

 

 

당신은 단정하게 정돈된 거실에 서 있습니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모텔의 한 방. 과한 패턴의 진초록색 벽지가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넉넉한 소파와 TV, 부엌까지 탁 트인 구조를 보니 하룻밤 묵어가기에는 모자람이 없어보입니다.

 

당신이 오늘 이곳에서 지낼지는 모르겠지만요.

 

일순 코끝으로 피 냄새가 훅 끼칩니다. 생경할 정도로 날 것의 냄새입니다. 본능적으로 시선을 내리면 차가운 바닥에 '한스 뮐러'가 쓰러져 있습니다. 죽은 채로.

 

GM: 레벤은 한스를 어떤 방식으로 살해했나요?

레벤은 또 지크를 피해 이사를 가려고 맘먹었던 차에 보스 레르타 로덴에게 충성심 시험을 받았을 거야

무인모텔이니까... 주인은 안 만나겠지만 다른방에서 다른 손님이 묵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조용히 죽여야겠군

어차피 뒷처리는 조직이 해주겠지?

역시 음독살해가 제일 만만한 것 같지만 보스라면 네 손으로 직접 해치우라고 명령했을 것 같으니까

약 타서 정신 혼미한 틈을 타서 정면에서 쐈다.

 

한스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합니다. 핏자국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진득한 액체들로 가득합니다. 총탄은 보란듯이 한스의 머리를 통과한 모양입니다. 바닥에 널부러질 때는 이미 시체 덩어리였을 지도.

 

(변명해보자면 레벤은 저렇게 처참하게 죽일 생각은 아니었을 겁니다)

 

당신은 완전범죄를 구상했고, 최적의 장소와 시간을 찾았습니다. 이 시간에, 이곳에, 한스와 당신 단 둘만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목격자는 없습니다. 당신이 한스를 살해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레벤, 당신 뿐.

 

레벤 라이튼리히: (레벤은 우선 카펫으로 한스의 시체를 둘둘 말았다.)

 

근데 잠깐... 이러면 너무 시체 하나 치운 모양새인데... 근데 레벤 성격에 시체훼손이 가능할 것 같지 않으니까

덜덜 떨면서도 어떻게든 소파 위에 한스를 말은 카페트를 눕혀두고 한스의 머리를 통과한(...) 총알이 있는지부터 찾아볼게요. (보고 배운 건 있으니까 일단은 할 것 같은데....... 맨정신은 아니겠지만................) 레벤은 눈물이 날 것 같아도 총알을 찾아야 합니다. 총알을 잃어버리면 보스가 화낼 것 같으니까. 우는 건... 총알을 찾고 난 후로 미루죠.

 

레벤은 거실에서 굴러다니는 총알을 발견합니다.

 

일단 총알 주변에 피가 있으면 지문이 찍힐 수도 있으니까 무언가를 이용해 주워야겠어요. 레벤의 목표는 타살은 확실하지만 범인을 알 수 없는 완전범죄입니다. 한스는 누가봐도 살해당했으니까요... 부엌까지 트였다고 하니 부엌에 행주나 작은 핸드타올 같은 건 없을까?

GM: 웬만한 것은 갖춰진 모텔입니다. 레벤은 부엌에서 핸드타올을 발견합니다.

좋아. 핸드타올로 총알을 감싸 집어들어 레벤의 안전한 겉옷 안주머니에 넣도록 하죠. 얘 이미 지문천지일 것 같은데 장갑이라도 끼고 있었었다면 좋겠네...

 

레벤이 부엌에서 발견한 핸드타올을 가지고 거실로 나오면, 어딘가 기시감이 듭니다. 살펴보니 한스가 없습니다. 당신이 죽인 게 분명한, 쓰러져 있던 한스의 시체가요.시체가 어디론가 가기라도 했단 말인가요?

 

그렇게 당황하고 서 있으면,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한스 뮐러: 거기서 왜 그러고 서 있어?

 

익숙한 목소리지만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을 부른 이는 한스였으니까요. 당신이 죽인 게 분명한 한스가 살아있습니다. 죽였던 감각이 아직 선명한데도요.

 

한스는 상처라곤 하나 없는, 평온한 얼굴로 숨을 쉬고 있습니다. 당신이 죽인 사람이 말이죠.

 

GM: 이성 체크 해주세요.

 

기준치 36

굴림 23

보통 성공

 

1d3 = 2

이성 -2

 

레벤 라이튼리히: (레벤은 믿을 수 없습니다. 분명 카펫으로 둘둘 말아서 소파 위에 올려둔 한스 시체가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레벤은 마른침을 삼키고 눈을 몇 번 깜빡입니다. 그리고 하염없이 떨리는 목소리를 내죠.) ...한스?

한스 뮐러: 무슨 일이죠?

레벤 라이튼리히: (이상하다, 당신은 방금 내가 죽였는데.어쩌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뇌가 멋대로 헛것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환상인지 현실인지 모르지만, 죽었던 이가 되살아나 물음에 대답하는 일은 기이한 일이라 레벤은 뒷걸음질 쳤다.) 당신이... 왜 거기 서 있어요? 어떻게?

한스 뮐러: 어떻게 서 있느냐 묻는다면,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서 있는 것이지요. 위대한 물리법칙을 묻는 것이라면 제 짧은 견해로는 대답해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리 말하고는 멋쩍게 웃어) 그렇지만 당신이 묻는 것은 그것이 아닌 모양이네요. 악마라도 본 얼굴을 하고 있어요, 레벤.

레벤 라이튼리히: 왜냐면, 분명 총으로 머리를 명중시켰으니까요. (괴로운 듯이 입술을 사납게 짓씹으며) 머리에 총알이 관통하고도 두 다리로 멀쩡히 서있으면 악마가 맞는 거겠죠. 차라리 악마라고 해주세요. 당신은 죽어야해요. 그게 내 임무라고요. (숫제 애원조로 중얼이며 다시금 뒷걸음질 치며)

한스 뮐러: 슬픈 말이네요. 그대가 나를 따로 찾을 일이라면 임무 밖에 없는 거겠죠?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막상 닥쳤을 때 이렇게 서운할 줄은 몰랐군요. (자신의 이마를 가리키며) 그렇지만 제 머리는 보시다시피 멀쩡합니다. 제 머리를 관통한 것은 차가운 총알이 아니라 (이마에 얹었던 손을 입으로 옮겨) 오로지 당신의 차가운 말입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서운하다는 말에 공포와 혼란이 뒤섞인 눈에 죄책감이 더해졌다.) 그럴리가 없어. 당신은 내 눈을 의심하게 하는군요. 난 분명 당신이 죽은 모습을 봤어. 내가 카펫으로 감싼 게 시체 아니고 뭐죠? 바닥에 흩뿌려진 저 피들은 누구의 피고?

한스 뮐러: 레벤, 악몽이라도 꾼 겁니까? 카펫은 바닥에 잘 놓여있고 피는 우리의 혈관속에 잘 흐르고 있어요. 이방 어디에도 흩뿌려진 피는 없습니다. 레벤, 정말 괜찮은 건가요? 걱정됩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한스의 말에 황망해하며 범행현장을 살펴본다. 그의 말이 사실인가?)

 

GM: 관찰력 굴려주세요

 

기준치 75

굴림 61

보통 성공

 

놀라울 정도로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귀신에 홀린 듯 하다. 그럼 그를 죽였던 총알은? 분명히 피웅덩이 속 핸드타올로 주워서 자켓 안주머니에 넣어놨던 총알이 있을 텐데. 자켓 안주머니가 위치한 부분을 더듬어본다.)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총알은 없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맙소사... 믿을 수 없습니다. 난 분명 주웠다고. 마지막으로 권총의 탄창을 확인해봅니다. 탄알 하나가 비어있어야 맞는데.)

 

비어있는 탄창은 없습니다. 권총에 사용한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상황을 전부 확인하고 정신이 혼미해져 휘청였다.) 지나치게 긴장해서...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돌린 걸 현실이라고 생각한걸까.. (중얼이고는 멍하니 한스를 바라본다.) 내가 기어이 미쳤나봐요, 한스.

한스 뮐러: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길게 내쉬며) 당신이 나를 죽이는 게 임무라고 밝힌 순간 뒤돌아 도망가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겠죠. 하지만 합리적인 선택이 언제나 옳은 선택은 아니지요. (레벤에게 다가가 심장고동이 느껴질 정도로 가깝게 안는다.) 진정해요. 뇌는 간사해서 잘 속고 속입니다. 그 속임수에 그렇게 쉽게 지지 마세요.

레벤 라이튼리히: 헛소리 말아요. 합리적인 선택은 옳아요.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확실해요. 내 손에 들린 게 애들 장난감 총이라도 되는 것 같아? (실패했다는 생각과, 한스가 죽었던 순간 느꼈던 절망과 공포가 재차 몸을 지배해 차갑게 식어내렸다.)

한스 뮐러: 그렇게 도망가면 당신의 총구가 나의 급소에서 벗어날까요? 내가 도망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혹여나 그 확률게임에서 내가 이겨 중상만 입고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당신을 등지고 달려나간 나는 정신적으로 살아있을 수 있을까요? 내가 도망쳐서 임무에 실패한 당신은 살아있을 수 있을까요? 나는 합리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레벤 당신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먼저 등을 돌린 건 나인데 한스 당신은 왜 실패한 나의 미래를 걱정하죠? 살고자 도망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내가 정신적으로 괴롭다고 해서 그게 당신 목숨보다 중해요? 그렇다고 해도 나는 아니에요. 나의 모든 것은 보스를 위하여. 봐요, 나는 다시 당신을 죽일 거예요. (총을 든 손에 힘이 들어가 하얘진 그 위로 핏줄이 불거졌다.) 그러니 그 잘난 머리를 다시 굴려요. 내가 아직 두려워 하고 있을 때, 도망가세요.

한스 뮐러: 숨이 붙어있다해서 살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숨이 끊어졌다해서 삶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나의 죽음이 당신에게 삶이 된다면 드리겠습니다. (총구에 살포시 제 머리를 가져다 대) 내 머리는 그다지 잘나지 않아 이 이상으로 생각이 나지 않네요. 그러니 레벤, (끌어안은 손으로 레벤의 뒷머리를 만지며) 이왕이면 웃는 얼굴로 보내주세요.

레벤 라이튼리히: 내가 못할 것 같아요? 난 이미 한 번 당신을 죽였어. 내가 미쳐버린 나머지 헛것을 본 거라 해도 그 순간은 내게 현실이었다고. (동요한 나머지 조준이 크게 흔들리자 이를 악물며 두 손으로 총을 받쳤다.) 오히려 지금이 내 망상인지도 모르죠. 그러니 다시 방아쇠를 당기는 건 처음보다 쉬울 거예요.

한스 뮐러: 그러네요. 오히려 죽는 것이 처음인 내게 어려운 일이겠네요. 이제와서 살려달라고 하면 구차해보이겠죠? (농이었다면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웃어) 그것이 당신의 선택이라면 망설이지 마요. 방아쇠의 무게는 생각보다 가벼우니까.

레벤 라이튼리히: (보스, 당신의 뜻대로. 주문처럼 읊조리고는 눈을 질끈 감으며 생각한다. 아무리 한스라도 목숨을 대신 걸어줄 리 업성. 합리화인지 모를 생각을 암시처럼 반복하며 한스에게 방아쇠를 당긴다.)

 

방아쇠를 당김과 동시에 눈앞에서 시체가 바닥에 툭 떨어집니다. 화약 냄새와 피 비린내가 코를 찌릅니다. 한스는 더이상 한스라고 판별할 수 없는 무언가입니다.

 

GM: 살인을 한 레벤은 1d10만큼의 이성을 잃습니다.

1d10 = 8

이성 -8

 

총성이 방안에 울려퍼지고 총알이 한스의 머리를 관통합니다. 파박 사람의 것이라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손쉽게 잔해가 되어버립니다. 한때는 따뜻했을 피가 차갑게 식어버리고 심장박동이 멎으면 바닥에 널부러지는 한스의 몸과 같이 레벤도 총을 든 손을 힘없이 떨굽니다. 혼자 서 있는 것은 레벤, 당신입니다.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좀 더 위... 아니, 이 방 안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위, 더 높은 어딘가....

 

깜빡.

 

눈을 감았다 뜨면 거실 한복판에 가만히 서 있습니다.

 

그리고 한스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꿈을 꾼 걸까요? 환각이라도 본 걸까요? 한스를 살해한 게 맞긴 한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멍하니 커피 마시는 한스 봄)

한스 뮐러: (서있는 레벤을 발견하고는) 아, 레벤 거기서 뭐 하고 있는 거죠?

레벤 라이튼리히: 하...... (영혼털린 목소리로 한탄인지 뭔지 모를 억눌린 단말마를 뱉는다.)

 

레벤 손에 총을 들고 있나요? 분명 맨 처음 한스를 유인할 때까진 숨겼을텐데.

GM: 몸에 지니고 있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미쳐버릴 것 같은기분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시계를 찾아봅니다. 지금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혹은 지나지 않았지?)

 

시계는 보이지 않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그럼 창문 밖을 살펴보자. 적어도 해가 기울었는지는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한밤중이 되었는지 캄캄합니다. 불빛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는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GM: 관찰력 사용 가능합니다.

 

[관찰력]

기준치 75

굴림 49

보통 성공

 

[행운]

기준치 55

굴림 45

보통 성공

 

밖을 내다 보면 창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늘 유난히 별이 없는 것도, 주변이 어두워서도 아니라... 창밖에는 그저 어둠뿐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거실 불빛 때문에라도 뭔가 보여야겠지만...

 

자세히 살펴보기 꺼려지긴 하는데... 좀 더 자세히 관찰 가능한가요?

 

레벤은 창밖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시선과 눈이 마주칩니다. 위치조차 가늠할 수 없는 어디선가 탐사자를 보는 눈동자가 보입니다. 형태조차 보이지 않는데도, 이쪽을 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빤히.

 

[이성]

기준치 26

굴림 96

대실패

 

1d3 = 1

이성 -1

 

레벤 라이튼리히: (레벤은 기상천외하고 비이성적인 상황에 현실감을 잃어 아이러니하게도 차분해졌다. 개미집의 개미다 이거지. 기묘한 침착함을 두르고 한스를 향해 몸을 튼다. 그리고 묻는다.) 내게 바라는 게 뭐예요.

한스 뮐러: (한참을 고민하면서 앓는 소리를 내더니 결국 약간 울상이 되어) 혹시 저도 모르는 제 생일이라든지, 그런 건가요? 레벤이야말로 내게 바라는 게 뭡니까?

레벤 라이튼리히: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지며) 차라리 그런 방향이면 센스가 최악이라고 비웃기라도 하겠어요. (차마 다시 창문 밖을 볼 수 없어 천장을 노려보았다가 고개를 내리곤) 내가 바란 건 한스, 당신의 죽음이자 보스의 믿음이에요. 그런데 당신은 두 번을 죽고 세 번째 살아있어. 내가 어떡해야하죠? (바닥을 노려보다가 단두대를 향하는 죄인마냥 느리게 걸어 한스 옆 소파에 앉았다.)

한스 뮐러: (식어버린 커피를 목구멍으로 넘겨 꼴깍 삼킨다.) 그것 참, 갑작스러운 말이네요. 아니, 당신의 조직에서 경찰인 내가 아니꼬울 것은 알고 있었으니 당신이 제 죽음을 바라는 것이 그다지 갑작스럽지는 않지만. (잔을 내려 놓고 레벤과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는 듯 눈을 마주하며) 미안하지만 제가 여러번 죽었다는 비유는 조금 이해하기 힘드네요. 당신을 생각을 더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레벤 라이튼리히: 그건 갑작스러워해도 좋아요. 보스께서 의심하시지만 않으셨다면 당신의 죽음은 내가 가장 마지막에 바랐던 것일테니까. (깔깔한 목구멍을 달래듯 마른침이나마 삼켜내고) 비유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말한 거예요. 내가 당신을 죽였는데, 당신이 왜 살아있는지 모르겠어. (총을 꺼내 얌전히 무릎 위에 내려놓았다.) 차라리 내가 죽으라는 건가?

한스 뮐러: (더욱 못 알아듣겠다, 하여 표정은 혼란만 가중 돼) 일단 저는 죽은 적이 없지만, 당신이 죽는 것이 옳은 길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겠네요.

레벤 라이튼리히: 나도 내가 미친 것 같은데 기이할 정도로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더욱 미친 것 같아. (반쯤 혼이 빠진 목소리로 자조하고는 차를 따르듯 평이한 몸짓으로 총구를 한스의 심장에 겨눴다.) 봐요, 한스. 심장이 멎으면 사람은 죽겠죠?

한스 뮐러: (두 손을 항복의 뜻으로 올려) 음, 그렇지, 확실하게 죽을 테니까 내려놓고 마저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요?

레벤 라이튼리히: 근데 왜 당신은 위기감이 없죠? (어처구니 없어하는 반면 순순히 팔을 떨구며)

한스 뮐러: 인질로 잡혔을 때의 협상술 처세술 같은 건 나름 많이 훈련하니까. 이래보여도 순찰만 하지는 않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별로 유익한 훈련 같지는 않네요. 사람을 죽이는 데 익숙하고 거리낌도 없는 범죄자 앞에서는 자칫 그대로 죽을 텐데요.

한스 뮐러: 그래서, (총을 잡은 손을 잡아 그대로 등 뒤로 꺾어 누르며) 이렇게 호신술도 배우는 거지요.

레벤 라이튼리히: 윽..., (방심했다. 그렇다기보단 지치고 체념에 가까운 상태가 찌푸리며 별다른 저항 없이 앓는 소리만 흘렸다.) 이럴 줄 알면서 대체 왜... (손쉽게 죽음을 택했나, 의문을 가지며.) 아파, 아파요 한스.

한스 뮐러: 그래도 무기는 압수하겠습니다. (손을 풀어 레벤의 손을 자유롭게 해) 지금 상태로는 당신이 들고 있다가 오발사고라도 발생할 것 같거든요.

레벤 라이튼리히: 그럴 리는 없어요. (뺏기지 않으려고 손에 힘 꽉 쥠)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 형을 위로 두면 세번까지 실패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게 되는 법이라. 내가 방아쇠를 당기면 그건 내 의지고, 거기에 실수는 없어요. (다만 이번에는 대상이 다르겠고, 일단은 상황파악을 우선으로 뒀을 뿐이다.)

한스 뮐러: (포기한다는 듯 한숨을 내쉬어) 그러면 오늘 의지로든 실수로든 방아쇠가 당겨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이왕이면 편하게 쉬고 싶으니까. 따뜻한 음료라도 한잔 만들어 마시는 게 어때요? 아까보다는 한결 편해보입니다, 레벤.

레벤 라이튼리히: 왜냐면 오늘 하루... 하루라고 하기도 모호하지만, 어쨌든 감정이 전부 한계가 넘어섰거든요. 도를 지나쳐서 탈력감에 지금은 표백됐다고나 할까. (생각의 환기가 필요하다 싶어 순순히 일어나 부엌으로 향하려다 멈칫 하며. 그러고보니까 나는 처음에 약을 타서 먹였는데. 한스는 지금 저 커피를 마셔도 멀쩡한가?) ...일단 당신 거 한모금 마셔도 돼요? 목이 타서.

한스 뮐러: 당신이? 커피를? 레벤이? 레벤 괜찮은 거 맞아요?

레벤 라이튼리히: (울컥) 내가 달달한 걸 좋아하긴 해도 쓴 커피가 완전히 싫은 건... (맞지만요, 작게 중얼이곤) 몇 번 궁금해서 바꿔 마신 건 기억이 안나나보죠? (퉁명조)

한스 뮐러: 그러니까 궁금해서 마셔봤으면 더 이상 마시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나보지요? (놀리는 투로) 그렇게까지 기억력이 나쁜 줄은 몰랐는데.

레벤 라이튼리히: (평균보다 좋은 편이나 대답하지 못하고 입술만 꾹 깨물다가) ...솔직해지자면 내가 약을 탔는데 당신이 잘 마시고 있는 것 같으니까 약이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확인해보고 싶네요. 마셔보게 내놔요.

한스 뮐러: (떨떠름하게 커피잔을 넘겨주며) 약을 탔다고 그렇게 고백해주어서 참으로 감사하군요. 당신이 마셔보겠다고 하는 걸 보면 독약은 아닌가보지.

레벤 라이튼리히: 보스께서 독살을 원치 않으셔서요. 정신이야 잃겠지만 생명에 직접적인 지장은 없겠죠. ....아마도. (잔을 받아 한모금 홀짝임)

한스 뮐러: 뭐, 이렇게 태연하게 내 목숨을 앗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즐겁지만... (못미더운 듯 커피를 마시는 레벤을 봐) 둘이 같이 기절하는 것도 나름 즐거울 지도.

레벤 라이튼리히: (한스 물끄럼 바라봄) 왜 본인의 죽음을 논하는데 태연하지? 내가 지금 이렇게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게 거북하거나 의심스럽지 않아요?

한스 뮐러: 우선 그것이 생명에 지장이 있는 독약이 아닐 것이라는 당신의 말을 믿지요. 그리고 두번째로 나의 죽음은 언제나 각오가 되어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세번째로 정말 내가 약을 먹고 기절해서 약효가 늦게 드는 당신이 나를 죽인다 해도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죠? 내가 마신 커피의 양과 시간, 대략적으로 아는 모든 수면유도성 약품들을 생각하면 저는 이미 끝난 것 같은 걸요.

레벤 라이튼리히: 나를 죽이는 방법이 있겠죠. 경찰인데 총 하나 안 챙기고 나오진 않았을 것 아니에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선 일부러 빗맞히지 않는 한 빗맞을 일도 없을테고. 대충 쏴도 즉사 혹은 치명상일 거예요. (인상을 사납게 구기며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이미 두번이나 당신의 시체를 본 나는 당신이 죽음에 저항하지 않는 모습이 공포스러워.

한스 뮐러: 흠 그렇지만 살인은 내키지 않는 걸요. 현행범으로 당신을 체포하기를 바라는 건가요? (한숨을 길게 내쉬며) 아무래도 당신이 그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제 시체를 봤다는 말이 거짓말인 것 같지는 않군요. 하지만 제가 살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니 이건 수사가 필요해보입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환각제를 복용하게 했을 지도 모르죠. 주변에 원한을 살만한 사람이 있느냐고 보통은 묻지만.... (레벤을 슬쩍 보고는) 없는 편이 이상하겠죠. 단서 찾기가 영 쉽지가 않네요.

레벤 라이튼리히: (할 말이 없는지 입을 꾹 다물었다가 벌떡 일어나며 회피하길 선택했다.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리를 꾹꾹 누르고) 좋아요, 어쨌든 이게 현실이다 이거죠. (일단 이놈의 공간을 벗어나고 싶어 성큼 문쪽으로 걸어간다. 문이 열리는지 확인해보자.)

 

현관에는 신발 두 켤레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문 손잡이가 돌아가는 것을 보니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유럽인도 실내에서 신발 벗어? 예의를 좀 아는군.

- 모텔이니까 슬리퍼 꺼내 신었나봄

- ㅋㅋㅋㅋㅋㅋㅋㅋ 신발 신고 밖에 복도에 뭐가 있는지 살펴볼래요.

완전히 나가기는 무서우니까 목만 내밀고 살펴보겠음

 

문 밖으로는 한적한 교외 풍경이 얼핏 보입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옆 다른 방에서 인기척이 있는지 살펴본다.)

 

레벤은 다른 방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와 걷지만 어째서인지 닿지 않습니다. 분명히 길을 따라 띄엄띄엄 가로등 불빛이 있었을텐데 사방이 캄캄해집니다. 가로등에 전기가 끊겼나? 주변을 둘러보면 그저 어둠뿐입니다. 새카만 공간에 레벤은 혼자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앞으로 가든, 뒤로 돌아가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치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이 혼자 남아있는 듯 위태롭습니다.

 

GM: 이성 체크해주세요.

 

[이성]

기준치 25

굴림 33

실패

 

1d3 = 3

이성 -3

 

레벤이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새 다시 모텔 방안입니다. 언제 나갔다 왔냐는 듯 신발도, 외투도 벗은 채 거실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생각하기를 포기함) (한스가 있는지 방을 살핀다)

한스 뮐러: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다)

레벤 라이튼리히: (옆에 가서 털썩 앉음) 내가 당신 두 번 죽는 모습을 봤다고 말 했었나요?

한스 뮐러: 말...했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좋아요, 내가 밖에 나간 건 확실한데, 내가 왜 여기 있죠? 혹시 내 발로 들어왔어요?

한스 뮐러: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마른 세수를 하며) 제발로 들어왔다면 들어온 것이고...... 정신 차리고 보니까 거기 서 있었어요.

레벤 라이튼리히: 그래도 이번엔 혼란스러운 사람이 둘이라서 좋네요, 나 혼자 미친거면 그냥 미친거지만 둘이서 미친거면 이게 현실이거나 같이 미친거니까요. (농담조로 말하고는) 어쩌면 내가 실수로 마비제가 아닌 환각제를 탄건지도 모르겠네요. (약품냄새가 날 리 없지만 괜스레 커피 냄새 맡아봄)

한스 뮐러: 같이 환각제를 먹었다면 참으로 위험한 상황이겠지만요. 환각제를 먹지 않고도 이런 상황이면 더더욱 위험한 일이겠죠.

레벤 라이튼리히: (지끈거리는 머리 싸맴) 내가 임무에 실패해서 보스 손에 죽는다면 죽었지 이 정체도 모르는 방 안에 갇혀서 죽을 순 없어요. (서성서성 소파 주변을 돌며) 나가는 것도 안 돼, 죽이는 것도 안 돼, 어쩌라고? (뱅글뱅글) 썼던 총알도 제자리고 카펫도 제자리고...

 

진짜 모르겠다 수호자 도와줘요!

 

한스 뮐러: 수사의 기본은 범죄현장을 둘러보는 것이지. 이 이상한 괴현상이 우리를 방에서 못 나가게 한다면 이 방에 무언가 있다는 뜻이 아니겠어요?

레벤 라이튼리히: 미안하네요, 형사가 아니라 조직 말단 나부랭이라 수사의 기본도 모르거든요. (구시렁대며 겉옷 주머니에서 담배랑 라이터 꺼냄;)

 

있을 거 다 있는 모텔의 구조도는 혹시 있나요

GM: (모텔 지도)

역시 게임은 맵이 있어야 해

 

레벤 라이튼리히: (담배에 불을 붙이며 전파는 잡히는지 티비 틀어봄)

 

스프링쿨러 없겠지?

GM: 흡연가능방으로 합시다.

 

지직-... 화면에 노이즈가 끼더니 영상이 바뀝니다. 카메라가 어떤 방 안을 비춥니다. 어째서인지 익숙한 풍경입니다. 이건... 지금 레벤이 서 있는 이 방입니다. 화면이 어지럽게 흔들리고, 비틀거리는 한스를 레벤이 총으로 쏘는 모습이 나옵니다. 눈이 시릴 정도로 생생한 피가 후두둑 쏟아집니다.

 

대체 뭘 본 건가요? 마치 당신의 범죄가 온 세상에 까발려지기라도 한 것처럼...

 

[이성]

기준 22

굴림 90

실패

 

1d3 = 3

이성 -3

 

레벤 라이튼리히: (차마 한스 못 보고 담배 끝 잘근 깨뭅니다. 죽였다고 말 하는 거랑 시청각 자료 보여주는 건 완전 다르거든요. 무슨 쏘우도 아니고. 저건 또 어디서 찍은 건지 화면상 찍힌 각도를 유추해서 카메라가 있는지 찾아봅시다.)

 

[지능]

기준 65

굴림 31

어려운 성공

 

레벤은 CCTV 같은 것으로 녹화해서는 이런 각도로 찍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시선이나, 각도를 보면... 마치 레벤의 시점에서 찍은 듯한... 레벤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하, 진짜 가지가지... (천장 봤다 바닥 봤다 연기 후 뱉었다... 담배 한개비를 다 태운 후 식탁 위에 대충 지지고는 한스에게 성큼성큼 다가가서 자진해서 총 넘긴다.) 젠장 쏴도 원망 안 할게요. (빈 양 손 위로 흔들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 욕실로 들어간다. 찬물에 머리라도 식힐 셈.)

 

식탁은 대리석이라고 믿고 싶다. 대충 나무는 아니라고 해주세요 수호자 방화는 아직 안 된다 방화는

GM: 식탁은 두 사람이 앉으면 가득 찰 듯 아담한 크기입니다. 예쁜 식탁보를 펼쳐 놓은 것 외에는 별 다를 건 없네요.

식탁보에 빵구 하나 정도 뚫리겠네요.

 

한스 뮐러: 이걸로 당신을 쏘라고요? 질 나쁜 농담입니다 참. 설령 당신이 절 죽였다고 말해도, 계속 말하지만 전 살아있습니다. (총을 살펴보고는 어깨를 으쓱이며 허리춤에 넣어) 뭐 그래도 범죄자의 총을 압수하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네요.

레벤 라이튼리히: (세면대에 물 콸콸콸 틀고... 설마 투명하지 않고 뭔 색색의 물이 나오진 않겠죠. 이젠 별 게 다 걱정되네 여튼 머리 처박는다 셀프 반성 타임)

한스 뮐러: 그러다가 익사는 하지 말아주세요. 서류 처리하기 싫으니까.

 

욕실에 들어서면 작은 욕조가 딸린 욕실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닥은 물기 없이 말라있네요.

 

레벤이 세면대 앞에 서면 정면에 달린 거울에 모습이 비칩니다. 거울에 비친 레벤의 손은...... 시뻘건 피로 흠뻑 젖어있습니다. 상당히 격렬했는지 옷도 피투성이입니다. 이런 꼴을 하고 어딜 돌아다녔던 건가요?

 

하지만 거울 밖,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면 깨끗합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험한 욕설 낮게 읊조림) xx... 익사 전에 심장마비로 뒤지겠네...

한스 뮐러: 세수하려는 거 아니었나요? 세수 한 번 시끄럽게 하시네요.

레벤 라이튼리히: 아니지만 당신 잠깐 이리로 와봐요. (초현실적인 상황에서 인간은 미치지 않게 현실감을 약간 상실하는 법. 한스를 부르곤 거울을 더듬어본다.

한스 뮐러: (욕실에 들어가) 왜요,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가?

레벤 라이튼리히: (거울 한번 보라고 하려다 손으로 한스 눈을 가리고 거울 앞으로 끌고온다. 그리고 거울이랑 한스랑 번갈아봄)

한스 뮐러: 방금까지 날 죽인다니 뭐니 소리 하던 사람이 눈 가리면 굉장히 불안한 거 아십니까?

 

거울에는 한스의 모습이 비칩니다.

그대로.

 

레벤 라이튼리히: 내 총 당신이 들고 있는데 뭘 불안해 하고 그래요. (거울 미묘한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등 떠밀어 거울 반사범위에서 내보냄) (욕조에 선반이 있는지 살펴보자 샴푸나 비누도)

한스 뮐러: 욕실에서 사람 밀지 마세요. 사고사로 위장하려는 겁니까?

레벤 라이튼리히: 바닥에 물기 없잖아요. 그리고 죽으면 난 세번째 시체를 보고 네번째 한스 뮐러와 대화를 하고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

 

욕실에는 샴푸와 같은 기본적인 물건은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욕조를 살펴보면 반투명한 커튼이 처져있습니다. 한 사람이 들어가면 가득 찰 것 같은 크기네요.

 

한스 뮐러: 저를 세번째 한스라고 지칭해줘서 참으로 고맙네요. 복제인간들의 기분을 알 것 같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그래요 세번째 한스. (커튼 치고 욕조 안에 들어가 기대앉아본다.)

 

GM: 어 잠깐 생각해보고 들어가지...

어 뭐가 있었나봄.......

 

커튼을 젖히면 욕조에 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모텔 서비스인 걸까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나면 기분이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정신]

기준 50

굴림 84

실패

 

물속에 들어가면 레벤은 축축합니다.

 

한스 뮐러: ......그러고 물 속에 있으면 기분이 좋습니까...?

레벤 라이튼리히: 아뇨... (그치만 아까 거울에서 봤던 피투성이 옷을 씻는 기분은 좀 들음) (옷만 축축해졌으니 마개나 뽑고 옷의 물기 쥐어 짭시다...)

한스 뮐러: 대뜸 사람 불러놓고 욕조에 들어가는 건 뭔가 싶지만... 이리와요. (수건을 꺼내며) 물기 닦아줄게요.

레벤 라이튼리히: 당신은 몰라도 되는 그런 게 있어요. (수건 달라는 듯 손만 내밈) 방금 티비 화면을 보고도 친절을 베풀고, 당신 정신력은 정말 존경스럽네요.

한스 뮐러: (수건을 내민 손 대신 머리에 턱 덮으며) 현실은 생각보다 더 끔찍하니까요. 물론 제 시체를 보는 건 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과연 세번째 한스. 자신의 시체를 보는 게 단순히 새로운 경험에 불과하군요. (입으로는 좀 헛소리 해도 손 내리고 얌전히 있음)

한스 뮐러: 그야 제가 죽은 경험을 한 것이 아니니까요. (머리를 슥슥 털어)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는 정도의 기분? 영화에서 배우가 죽었다고 해서 계속 슬픈 건 아니잖아요. 사실 그 배우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죠. (수건을 털며) 흠 묘하네요. 물기가 생각보다 빨리 사라지는 걸요. 별로 안 젖었나.

레벤 라이튼리히: 푹 담궜는데요. 스며드는데 시간이 좀 걸렸으면 몰라도. 아님 시간이 한 다섯배는 빨리 가나보죠. (체념의 아무말) 어쨌든 얼추 말랐으면 됐어요. 이제 제가 제일 잘 하는 걸 하러 가야겠어요. (욕실에서 나와서 부엌으로 향한다.) 바로 엉망진창으로 만들기죠. (약간 돌아버린 눈빛으로 조리대부터 시작해 수상한 건 없는지 싹 뒤엎기 시작함)

 

부엌에 들어가자 요리 준비가 한창입니다. 냄비에는 채소육수가 끓고 있고, 그 옆의 팬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나는 크림과 함께 고기를 볶아내고 있습니다. 오븐 안에는 갖가지 가니쉬며 향신료를 가득 뿌린 고기가 지글지글 맛있게 익어가고요.

 

그리고 그 앞에서는 한스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 (한스 방금 전까지 나랑 욕실에 있었는데? 욕실 방향 봄;;)

 

더 이상 욕실에 한스는 보이지 않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정신 혼미) ...뭐예요? 이것들은 언제부터...?

 

한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요리하는 중입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 (혹시 맡긴 총이 돌아왔는지 자신의 몸 뒤져봄)

 

레벤의 몸에 총은 없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이봐요. (어깨 잡고 자신을 향해 돌린다.)

한스 뮐러: 아 레벤, 조금만 기다려요, 아직 식사가 덜 준비됐어요.

레벤 라이튼리히: 그러니까 언제분터... (한숨) 내가 당신이 죽은 모습을 두 번 봤다고 얘기 했나요? 우리 같이 티비도 봤고? (미간 꾹꾹)

한스 뮐러: 음 뭐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기도... (분주히 움직이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다)

레벤 라이튼리히: (잔뜩 흐려진 표정으로 한스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

 

분명 비어 있어야할 냉장고에 식재료가 있습니다. 갓 도살한 듯 선홍빛 육질을 자랑하는 큼지막한 고깃덩이부터, 싱그러운 채소며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갖가지 과일이 있습니다. 장을 봐 왔던가...? 그런 기억은 딱히 없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환장하겠네... (벽에 머리쿵 박음) 진짜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하하호호 사이좋게 앉아서 식사도 하고, 목욕도 하고, 잠도 자라고? 한스, 언제쯤 완성되나요. 뭐 도울 거 있나요. (체념조로 물어)

한스 뮐러: 요리는 할 줄 알고요? (정신없는 와중에도 농담은 하며 됐으니까 가서 쉬어요.

레벤 라이튼리히: 알겠어요. 침실로 가서 당신이 또 눈 깜빡할 새 침실로 오는지 확인하러 가야겠어요. (너덜너덜해진 채 거실을 지나 침실로 가다, 직전에 액자도 한번 살펴보고)

 

인상적인 색감의 정물이 그려진 유화 그림이 액자에 걸려 있습니다. 식탁보 위에 아름다운 장식으로 마감된 그림이 놓여 있고 오렌지며 석류, 청포도, 먹음직스럽게 구워낸 바베큐 요리... 다채로운 색감의 식재료와 요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그림을 보고 있으면 식탁 위에 놓인 음식 그림의 물감이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끈적하고, 짙은 색으로.

그것은 액자 밖으로 흘러넘쳐 벽을 타고 꾸역꾸역 내려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소매를 당겨 피부에 닿지 않게 슬쩍 건드려봄)

 

소매에 액체가 묻어납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냄새 맡아봅니다 킁킁)

 

레벤은 이것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유화 물감이 아니라 피라는 것을. 기현상을 목격한 레벤.

 

[이성]

기준 19

굴림 97

대실패

 

이성 -2

 

레벤 라이튼리히: (그래 사람이 두번이나 되살아나는데 그림에 피가 좀 흐를 수도 있지..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럴 수도 있을 거라 애써 스스로를 세뇌하며—근데 누구 피일까 무지하게 신경쓰여하며—액자를 뜯어봅니다.)

 

액자를 치우면 액자가 가리고 있던 벽에 금고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금고에는 키패드나 열쇠가 들어갈만한 틈은 없고 안내문 한 장이 붙어 있습니다.

 

빈 곳을 같은 것으로 채워넣으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레벤 라이튼리히: 후... (단서를 발견한 것 같긴 한데 막막하며... 금고 붙잡고 쿵쿵 두드려봄. 열리지 않는 금고인가.)

 

금고는 단단히 닫혀있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일단 뜯어낸 그림을 피가 묻지 않게 잘 챙겨 침실로 들어갑니다.)

 

간단하게 넓직한 침대와 수납장 정도가 마련되어 있는 간소한 침실입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침대가 너무 유혹적이네요. 모든 걸 잊고 누워 자고 싶지만 또 피가 스며나올지 모르는 일이니 매트리스 아래 침대 아래 등등 샅샅이 뒤져봄;)

 

침대에는 꽃잎이 가득 흩뿌려져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 로맨틱한 하루를 기획한 것처럼요. 아니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국화꽃입니다. 무수한 국화꽃... 마치 망자를 추모하는 것만 같은 하얀 국화꽃들로 침대가 가득합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꽃잎을 한쪽으로 살살 쓸어서 치우고 이불 슬쩍 들춰봄)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이건 뭐 관도 아니고... (떫음) (좋아요 아무것도 없으면 수납장도 열어봅시다.)

 

이불을 개어 보관해두는 세로로 긴 수납장입니다. 문을 열면 여분 이불 한 두 개가 곱게 넣어져 있습니다. 별 거 없겠거니, 문을 닫으려는 찰나.

 

쩌적, 안쪽 벽에 금이 가더니 시멘트 조각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갈라진 틈 사이로 백골이 쏟아져 나옵니다. 해골이 굴러 탐사자의 발치에 닿습니다. 다각, 다각, 하얗게 뼈만 남은 턱이 움직이며 말을 거는 것만 같습니다.

 

나를 죽인 걸 영원히 비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이성]

기준 17

굴림 33

실패

 

[회피]

기준 42

굴림 89

실패

 

1d5 = 5

이성 -5

 

레벤은 쏟아지는 해골을 피하려고 했지만 몸 위에 우수수 떨어집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백골 뒤집어쓰고 영혼 털림) 하하....... 웃기지마, 한스는 밖에서 요리하고 있고 (말하면서도 좀 어처구니 없는지 헛웃음 짓다가) 시체 썩을 시간도 안 지났으니까. (해골을 집어들고 총구멍이 있는지 집요하게 살핀다.)

 

해골을 집어들려고 다가가는 순간 해골이 없어집니다. 살펴보면 벽은 말끔합니다. 백골따위도 없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멘탈 또 깨짐) 레벤 라이튼리히, 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 이곳은 아니야, 적어도 이곳은 아니야.... (자기 암시) (심신안정을 되찾아야겠습니다. 침대에 좀 누워보겠음)

 

레벤은 침대에 눕습니다. 그렇지만 어딘지 불편한 기분이 들고 관에 누워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아까 총 한스 주지 말 걸...) (깊은 후회) (빈곳을 같은 것 빈 곳을 같은 것.................... 그게 대체 뭘까 피?? 아니면 식탁????? 밥 차려서 똑같이 만들라고????? 아님 시체 채워놓으라고?????? 오만 생각 다 지나감) (식탁부터 채워보자 관짝 속 시체 기분 좀 즐기다가 부엌으로 터덜터덜 걸어감)

 

부엌으로 가면 식탁에 보기만 해도 감탄이 터져나오는 근사한 만찬이 차려져 있습니다. 정갈히 펼쳐진 식탁보 위에 에피타이저부터 메인디쉬까지, 가짓수부터 상당한 요리가 놓여 있습니다.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로 깔끔하게 맛을 내 입맛을 당기는 아보카도와 칵테일 새우, 먹기 좋게 뼈를 발라낸 폭립, 오븐에서 노릇노릇 갈색빛으로 익혀낸 큼직한 바베큐, 크림 소스에 졸여내 고소함이 듬뿍 벤 챱 스테이크, 오리엔탈 소스에 신선한 채소와 함께 버무려낸 겉만 살짝 익힌 고기... 거기에 근사한 와인까지.

 

레벤 라이튼리히: 맛있겠다...................

 

한스는 이미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한스 뮐러: 어서 앉아요, 식기 전에 먹어야죠.

레벤 라이튼리히: ...... (이걸 다 한 한스에게 놀라야하는지 요리 실력에 놀라야하는지 이 상황에서 태연하게 식사를 권하는 점에서 놀라야 하는지 감 못잡다가 터덜터덜 맞은편에 앉음) 와아.... 이거 다 직접 한 거예요? 냉장고에 있는 걸로?

한스 뮐러: (웃으면서) 레벤, 겸손이 지나친 것 아닙니까? 당신이 준비한 거잖아요.

레벤 라이튼리히: (눈 질끈 감음) 난 방금 침실 갔다오는 길인데요.

한스 뮐러: 이만한 음식을 준비하려면 피곤할 만도 하죠. (음식을 한 입 먹으며) 정말 맛있어요. 어서 드세요.

레벤 라이튼리히: 그래요, 당신이 했는지 내가 했는지 모를 음식이지만 아무래도 좋으니 먹어요. (깊은 숨 내쉬며) 그리고 미안하지만 총 좀 다시 줄래요. 없으니까 미칠 것 같아서.

한스 뮐러: 음식을 누가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빠진 당신의 무엇을 믿고 제가 무기를 손에 쥐어드립니까?

레벤 라이튼리히: 미치광이와 함께하는 식사가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스테이크 용 칼 위에 손을 올려두고 와인 홀짝임)

한스 뮐러: (레벤의 말에 소리내어 웃다가) 뭐 미치광이는 지나친 말일지 몰라도 당신과 처음 카페에서 만난 날부터 별로 일반인같은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미치광이의 집에 제가 저를 초대했는 지도 모르죠.

레벤 라이튼리히: 늘 세상이 내게 너그러운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 중 오늘이 제일일 거예요. 이곳이 아니었다면 첫인상에 대해 흥미가 일긴 하지만. (와인 원샷하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깊이 묻는다.) 이제 알 게 뭐람... 내가 나인지 당신이 당신인지도 모르겠는데.

한스 뮐러: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그것을 명석한 철학자들이 고민했는데도 명확한 답은 나오질 않는 걸요. (냅킨으로 입을 톡톡 닦고는) 그러면 이왕 이상한 일인거,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나를 죽였다 했지요. 그 떄 기분이 어땠어요?

레벤 라이튼리히: ...... (와인 괜히 비웠다. 테이블에서 내려간 손에 저릿할 정도로 힘이 꽉 들어가 하얗게 탈색되며) 괜한 걸 묻네요 한스. 모든 건 보스의 뜻에 따라. 그 과정에서 내 기분은 없는 거예요. (한참을 말없이 빈 잔을 노려보다 입을 연다.) 언제든, 수없이 망설여도, 결국은 난 명령을 이행할 거라고요.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텐데 내 기분을 왜 묻죠?

한스 뮐러: 그래, 당신은 언제나 그랬지. (와인병을 들어서 레벤 잔에 따라주며) 그래서 더더욱 물어보는 거예요. 내가 정말로 죽으면 더 이상 당신은 '레벤'으로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을 테니까. 누군가의 죽음으로 우리 관계가 끝날 것이라고 서로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었잖아요? 그러니 들을 수 있을 때 듣고 싶어요. 나를 죽일 때의 당신은 어떤 기분일까.

레벤 라이튼리히: 당신이 죽어도 난 레벤 라이튼리히예요. 내 감정과 기분은 배제돼도 의지는 확실히 들어갔기 때문이죠. 그게 내 충성심이야. (잔에 담긴 와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눈을 맞추었다. 붉은색으로 물든 제 모습이 아까 거울에 비췄던 모습과도 같다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한들 사람이 죽이면서 아무렇지 않을 수 없죠. 하물며 그 사람과 한 번이라도 인사를 나눴다면. 지나가며 고작 눈인사 한 번 한 사람을 죽이는 것도 이리 죄책감이 드는데. 결코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어요. 여기까지가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인 것 같네요.

한스 뮐러: 그런가요.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당신의 충성은 어디까지나 당신이 바치는 것이지 당신을 이루는 것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 의지가 당신의 것임을 잊지 말아요. 제가 당신의 기분을 기억할게요. 당신의 즐거웠던 순간 슬펐던 순간을 제가 가지고 있을 테니까.

 

피냄새가 훅 끼칩니다. 발에 물이 닿아 축축하게 젖어들어갑니다. 바닥을 보면 끈적한 피가 바닥을 타고 사방에 퍼집니다.

 

레벤 라이튼리히: (바닥과 한스를 느리게 번달아보며) 정말 영문을 모르겠네요. 당신이 결국 내게 뭘 바랐던건지 나는 모르겠어요, 한스.

 

한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금고가 있는 자리로 갑니다. 어느새 손에는 작은 칼이 하나 들려있습니다. 한스가 칼로 손가락을 베자 피가 주륵 흘러나옵니다. 피를 금고에 가져가 묻히니 철옹성같던 문이 덜컹 열립니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총과 총알 하나입니다.

 

한스 뮐러: 자 레벤, 가져가요.

레벤 라이튼리히: 내가 그걸 받으면 당신은 어떻게 되는데요?

한스 뮐러: 당신의 선택이에요. 끝내고 싶다면 그걸로 날 죽여요. 이미 여러번 죽였으니까 어려울 것도 없잖아요? 아니면 평생 괴로워하면서 살아도 좋겠네요. 나를 죽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잖아요. 설마 죄책감도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나를 죽이고도 두발 뻗고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까?

레벤 라이튼리히: 당신 유도식 거짓말은 별로 소질이 없네요. (도살장 소처럼 걸어와 총을 받는다.) 실컷 다정하게 굴어놓고 마지막만 모질게 말하면 무슨 소용인가요. 내 선택은 같아요, 알고 있겠지만. (총알을 장전하고 겨누며) 그래도 내 손에 죽어줄 생각인가요?

한스 뮐러: 당신에게 죽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죽겠어요. 저는 이미 당신의 유령이었던 몸. 그래도 이왕이면 웃으면서 보내줘요. 저 가는 길 심심하지 않게.

레벤 라이튼리히: 알면서 늘 한번씩 흰소리를 한다니까. (어떻게 웃겠냐 중얼이며 떨리는 손을 다른 손으로 단단히 받쳤다.) 한번은 어렵고 두번은 쉬워요. (가늘게 심호흡을 하며 파르르 떨리는 눈꼬리와 입꼬리를 애써 둥글게 휘었다.) 모든 것은, 보스, 당신의 뜻대로. (레벤은, 방아쇠를 당긴다.)

 

한스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붉은 피를 흘리는 몸이 서서히 식어갑니다. 하얗게 뜬 눈동자는 미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죽었습니다, 정말로. 아니, 애초에 이미 죽어있었던 건가요?

 

당신은 한스를 살해했습니다. 그것만은 분명합니다. 인정하는데 퍽 많은 시간과, 수고가 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다시는 한스가 되살아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당신에게 말을 거는 일도요. 이제 만족하나요?

 

순식간에 조용해집니다. 서 있는 것은 탐사자, 당신뿐입니다. 쓰러져 있던 한스의 시체도, 바닥에 흥건하던 피도, 어느샌가 사라져 말끔합니다.

 

식탁 위, 어느새 빈그릇만 남은 접시들이 문득 눈에 들어옵니다. 입안에서 지독할 정도의 피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아,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END. 완전범죄를 완성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후일담

유령: 먹음????????????????????????
ㅅㅂ 설마 먹ㅇ,ㅁ????????????????????????????????????????
인육임?????????????? 얼핏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나 와인만 맥였다
살점 안먹었따!!!!!!!!!!!!!!!!!!!!!!!!!썅!!!!!!!!!!!!!!!!!!!!!!!

 

최도하: 그건 해석하기 나름.
인육은 맞는데 그게 시체를 먹어서 증거를 없앤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고 그것을 그 죽음을 소화하는 것, 죄책감을 덜어내는 행위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음.
문자 그대로 해석하느냐 비유적으로 해석하느냐의 차이.

(뭐 그래봤자 와인도 피이지 않았을까 생각함)

 

최도하: 일단 진상

인간의 인지로는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어떤 힘의 작용으로 인해 KPC는 되살아납니다. 탐사자가 자신을 죽였다는 기억조차도 소거된 채로요.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소처럼 행동합니다.
인간은 왜 서로를 죽일까? 순간의 행동이 번복되어도 인간은 같은 선택을 반복할까? KPC와 탐사자, 두 사람 사이의 살인을 두고 한 가지 실험이 진행됩니다. 인간의 생태와 감정에 대해 유달리 관심이 많은 한 신에 의해서 말이죠.

 

유령: 액자에서 피는 왜 흐른거야...?

 

최도하: 그 식탁에서 <관찰력>이나 <예술> 굴리면
식탁보 자수 패턴이 액자 속 그림이랑 실제랑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사실 시나리오에는 그냥 만찬에서 먹게 되는 음식이 평범한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거라고만 나와있음
개인적으로 해석을 더 하면,
<빈 곳을 같은 것으로 채워넣으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에서 빈 곳이 액자고 같은 것이 피란 말이야

근데 그 피가 KPC의 피임
그래서 나는 그 피 흐른게 KPC 시체로 요리했다는 거 보여주기도 한다고 봄

 

유령: 아하
아 욕조
레벤이 흠뻑 젖기만 한 그거 뭐임'

 

최도하: 그거는 레벤이 정신력이 실패해서...
정신력에서 성공하면 물에 안 젖거든
아니면 젖기 싫다는 생각을 하면 안 젖거나.
그게 이 모든 상황이 레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힌트.
다 현실이 아님

사실 다 레벤이 생각한 대로 되었을 뿐인 것.

 

유령: 실패한것도 현실적이네

 

최도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
레벤답게 알아차리지를 못함

 

최도하: 이 시나리오 자체를 조금 더 해석하자면..
레벤이 한스를 죽이고나서 죄책감 같은 걸로 일어나는 현상들임
시나리오를 연장선으로 보고 싶다면 이렇게 해석도 가능.
한스가 레벤을 나이트메어에게서 구해오기 위해 위대한 것과 계약을 했고 레벤을 구한 다음에 이것이 계약의 대가로 이루어지는 실험인 것이지.

 

최도하: 세면대 비치는 모습은 마찬가지로 레벤의 죄책감.
KPC 비출 때의 모습은 시나리오에 없어서 내 해석을 보테자면
레벤의 죄책감에 의하면 한스의 시신이 보여야할 테지만 한스는 이미 죽은 거니까 사실 그 자리에 있는 한스 자체가 허상인 거임.
그러니까 그냥 레벤이 보고싶은 한스의 모습 그대로 보이는거.

 

최도하: 또 침실도 있다
원래 침대랑 수납장 두가지 이벤트가 있는데
수납장은 네가 본거고
침대는 국화꽃송이 아래에 KPC가 죽은 것처럼 누워있는 거임
그 장면은 삭제한게 레벤의 죄책감을 건드리기 보다는 너무 한스의 신출귀몰 쇼가 되어버려서...

 

최도하: 내 해석은 다 설명한 것 같으니... (시나리오 링크) 러닝한 내용이랑 비교하면서 읽어봐

유령: 다 읽었고 난 별로 훌륭한 탐사자가 아닌 것 같다.............

최도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게 왜 그렇게 됔ㅋㅋㅋㅋㅋ

유령: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