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월보고서(曉月報告書) 과거와 미래의 몽한 경계가거뭇거뭇 드리울 때 그제야 노인은부스스한 머리를 군청 모자로 푹 눌러 가리고빗자루 한 손에 쥐어 옹그라진 몸 이끌며거리로 나온다 노을빛 머금은 가로등은태양 아니지만고고한 온정 달빛이 조각조각 부스러져월백의 잔해가 소복이 쌓인 밤이다 노인의 비가 사르르 지면에 스치면사람들이 잔뜩 젖어 뚝뚝 흘리고 간 눈물땀이 흩어져 오른다.반짝 달빛 섞여 올라간 그것은이제는 유려하게 하늘을 장식하는 누군가의 꿈 노인은 사악삭 흰 눈으로 덮인 거리를 쓴다사악삭 누군가가 걸었을 달길을 쓴다사악삭 모두가 지나갔을 달밭을 쓴다 군청 모자 벗어 눈가의 것을 스윽 닦는다노인의 희읍스름해진 머리가 달을 닮아간다 가로등 빛이 보유스름해지고저 멀리 오늘이 슬렁슬렁 일어나면노인은 누군가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