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마을 환상의 그대>
2021.05.08
시프터 | 바인더 | |
플레이어 | 최도하 | 유령 |
이름 | 카미마에즈 아오이 | 미츠키 아키라 |
성별 | 여 | 여 |
나이 | 17세 | 17세 |
프래그먼트 | - 아키라에 대한 짝사랑 - 단 것이 좋아 - 아키라로부터 받은 선물 (키링) - 윤기 있는 흑발 - 학년 톱의 성적 - 수영을 잘 함 |
- 아오이에 대한 짝사랑 - 어릴 적 친구로서의 추억 - 내년 여름, 바다에 놀러가자는 약속 - 아오이가 좋아한다고 말해 준 눈동자 - 뛰어난 운동신경 - 포기하지 않는 마음 |
챕터 0
이계심도 4
약간 남은 여름의 기운과 가을의 향기가 섞인 계절.
이제 곧 해가 질 무렵.
아키라는 절친한 친구이자 짝사랑의 대상인 카미마에즈 아오이와 역 앞에서 만날 약속을 했습니다. 모의고사가 끝났으니까 오랜만에 저녁 데이트를 하자고, 아오이 쪽에서 제안한 것입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 역시 늦어버렸어...
역 개찰구에서 종종걸음으로 달려오는 소녀가 있습니다. 아키라는 그것이 카미마에즈 아오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챘습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 미안해. 나 늦어서.
미츠키 아키라: 아냐, 나도 방금 왔는걸.
카미마에즈 아오이: 어서 가야- 꺄앗!
아오이는 서두른 나머지 아키라의 눈앞에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바로 아키라 쪽으로 쓰러질 듯 합니다. 서둘러 아오이를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아오이! (깜짝 놀라며 넘어지려는 아오이를 잡아준다.) 조심해, 또 넘어질 뻔했어.
카미마에즈 아오이: 헤헤, 아키라가 있으니까 괜찮아. 이번에도 이렇게 안 다칠 수 있었잖아? (웃어보이며)
미츠키 아키라: 응, 지금은 내가 잡아줬지만……. 그래도 조심해. 나 없을 때 넘어지면 누가 잡아주겠어? 특히나 사람 많은 역에서는 더욱더…
두 사람은 갑자기 어떤 위화감을 느낍니다.
아까까지 주위에 그렇게나 많던 사람들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아오이를 바라보던 시선을 들고는 살짝 찌푸린 채로) ...그런데 사람들이 다 어디갔지?
그것만이 아닙니다. 주변 풍경이 신기루처럼 일그러져, 끝내는 친숙한 역 앞이 아니라 모르는 곳으로 변모한 것입니다.
챕터 1
이계심도 5
익숙한 역 앞의 풍경은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역의 앞이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익히 보아 온 것과는 다릅니다. 박물관이나 영화에서밖에 본 적이 없는, 몹시도 레트로한 풍경으로 변모해 있습니다.
고층 빌딩은 없고, 벽돌인지 돌인지를 쌓아 올린 것 같은 옛날식 건물이 늘어선 모습. 교과서에서 본 메이지 시대 같기도 합니다. 목조건축물 상점 앞에 전신주가 선 모습은, 어른들이 그립다고 할 만한 한두 시대 전을 떠올립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장소이지만, 어딘가 극히 병적인 향수가 느껴집니다.
미츠키 아키라: 이게… 이게 무슨 일이야? 아오이, 내 옆으로 바짝 붙어. 떨어지지마… (아오이의 팔을 잡고 제 옆으로 가까이 끌어당기며)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키라에게 기대어 파들파들 떨고 있다) 여기는… 설마……. 어쩌면 좋아… 이제 여기 올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미츠키 아키라: 여기가 설마 그 소문의… 도시괴담인 줄로만 알았는데… (입술을 살짝 깨물고) 아오이, 괜찮아? 내가 여기있어. 겁 먹지 마, 응? (우선 진정부터 시키려는 듯 손을 겹쳐올려 천천히 토닥인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절망이 담긴 표정으로) 언니도 없는데, 대체 어쩌면 좋지…
아오이는 아키라의 말에도 혼잣말을 되풀이 합니다. 이대로는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아오이를 진정시켜야할 것 같습니다.
아키라 10 성공
아오이 4 실패
'수영을 잘 함' 망각 → 변이: 이계에 대한 향수
아오이는 이계의 영향으로 착란을 겪은 듯 하지만 아키라 덕분에 용케 냉정을 되찾습니다.
그러나 아오이가 겪은 충격이 너무 컸던 걸까요? 아오이는 처음 온 이 장소를 그립다고 여기는 작은 위화감이 생겨나 버렸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아오이, 진정이 좀 돼? (걱정스레)
카미마에즈 아오이: 으응. 미안… 내가 걱정시켜서… 놀랐어?
미츠키 아키라: 이런 곳에 떨어지면 누구나 놀랄테니까… 여기가, 그러니까… (침을 꼴깍 삼키고) 이계인거지? 난 그냥 괴담같은 이야기인 줄 알았어… 그래도… 우리 둘 중 한명만 휘말린 게 아니라서 다행이야. 그치? (손을 꽉 잡으며 엷게 웃어보인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이계에 대해서 알고 있구나? 맞아, 네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야. (어딘지 슬픈 표정으로 말을 이어) 실은 옛날에 나는 이계에 불려간 적이 있었어. 그때는 언니가 지켜줬어. 손을 잡고, 같이 출구를 찾아서 현실세계에 데려다 줬어. 하지만 언니는 벌써 몇 년 전에 행방불명이 돼서…….
미츠키 아키라: 아오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끌어안고 가볍게 토닥이며 위로했다.) 뭐라고 위로해줘야 할 지 모르겠어.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널 지켜줄게. 우리도 같이 손을 잡고 현실로 돌아가자. …(얼굴이 빨개져서는 우물쭈물한 목소리로) 우리 데이트 하기로 했잖아. 예쁜 카페 가야지.
카미마에즈 아오이: (입술을 꾹 물었다가 아키라의 말에 긴장이 풀리며 웃어) 응 카페. 맛있는 몽블랑이랑 다쿠아즈랑 이것저것 잔뜩 먹어야하니까. 정말 너랑 함께라서 다행이야, 아키라.
미츠키 아키라: 응, 단거 잔뜩 시키자! 다이어트 해야하지만… 다, 다음으로 미루지 뭐…! (주먹 한번 꽉 쥐고) 그럼… 우리 주변부터 둘러볼까? 내 손 꽉 잡고, 놓으면 안 돼?
카미마에즈 아오이: 응, 절대 놓지 않아. (아키라의 손을 가만히 잡고)
서로 맞닿아 있으면 아키라의 시야가 바뀝니다. 시야에 비친 거리 곳곳의 각도가 그림책에 나올 것 같은 왜곡된 풍경으로 변모합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가만히 아키라의 눈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얘기해) 있잖아, 이계의 진짜 모습이 보이는 사람이라는 게 때때로 나온다는 것 같아. 언니는 내가 그렇다고 했어. 그런 체질인 사람과 닿아 있는 사람한테도 똑같이 이계의 모습이 보인대. ……지금 보이지?
미츠키 아키라: (달라진 풍경에 작게 숨을 들이켰다.) 응, 보여… 아오이는, 이런 세계를 보고 있구나. ...평소에도, 이런게 보이는 거야...?
카미마에즈 아오이: (자신의 일부가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워 볼을 붉히며) 보이면 무서워서 보지 않으려고 하지만……. 응, 네가 나와 같은 것을 본다니 기분이 이상해.
미츠키 아키라: (응, 많이 무섭겠다. 작게 속삭이고) 나도 아오이와 같은 걸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혼자서는 너무 무서울 테니까… 네가 내 이정표네. …그럼 가볼까, 아오이?
카미마에즈 아오이: (고개를 끄덕이며) 언니는 이계에는 꼭 출구가 있다고 했어. 현실세계에 간섭할 때 틈새가 생긴다던가…….
미츠키 아키라: 출구면… 문 같은 게 있는 건가? (주변 건물 문을 죄다 열어젖힐 기세)
카미마에즈 아오이: 으응, 꼭 문의 형태는 아니었어. 언니가 밝은 빛이 보이는 곳으로 나를 데리고 갔었어. 그곳은 이계의 깊은 곳에 있었어.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
미츠키 아키라: 깊은곳……. (주변을 둘러보면서 난처한 표정) …말로 해서는 잘 모르겠네… 일단 무작정 걸어가볼까? 가다보면 아오이의 언니가 말한게 보일지도 모르고.
챕터 2
이계심도 6
아키라는 아오이와 함께 발빠르게 역 앞을 떠나, 목조건물이 늘어선 주택가에 도착했습니다.
들려오는 것은 두부장수와 피리 소리, 밖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노면전차의 타당, 토동하는 기분 좋은 소리.
하지만 주변에 사람은 그림자조차 하나도 없습니다. 심히 비뚫어진 그리움을 느끼며, 아키라는 이계에 의해 재현된 누군가의 추억의 풍경 속으로 아오이와 함께 걸어 갑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저… 저거, 료운카쿠 아니야?
아오이가 가리킨 곳에는 역사 교과서에서밖에 본 적이 없는 메이지 시대의 고층 건물 료운카쿠와 닮은 건물이 있습니다. 벽돌로 만들어진 적갈색의 탑 같은 건물입니다. 낮은 건물만 있는 풍경 속에서 홀로 높이 솟아 눈을 끌고 있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저… 저게 무슨 건물이더라…? 어쨌든 교과서에서 봤던 것 같긴 한데……. (머리싸맴)
카미마에즈 아오이: 교과서에 나왔지. 여기에 있을 건물이 아닌 건 확실해. 분명 언젠가 누군가가 옛날을 그리워한 감정을 아무렇게나 모아놓은 것 같아…….
미츠키 아키라: 그거 꼭 어른들이 옛날 얘기할 때……. (중얼)
아오이가 그렇게 말했을 때였다.
"아…오……이………"
쇠붙이를 긁는 소리를 몇 번씩 겹친 것 같은, 귀에 거슬리는 잡음. 그 안에서, 아오이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뚜렷이 섞여 들렸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언니……? (아키라의 손을 꽉 잡으며)
미츠키 아키라: (혹여나 아오이의 손을 놓칠세라 마주 꽉 잡고) 어, 언니분 목소리야……?
시선의 끝에는 키 큰 여자가 한 명 서 있습니다. 마치 그림자 놀이처럼, 얼굴만이 왠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얼굴이 없는데? 아오이를 뒤로 보내며 주춤 뒷걸음질 하고) 아닌 것 같아, 아오이. 잘못 기억하는 거 아닐까? (소근)
이계의 진짜 모습을 보면, 새카만 그림자가 소용돌이치는 공간에 텅 빈 구멍이 난 것처럼 보입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분명 언니 목소리지만, 저건 언니가 아니야…! 아키라, 우리 여기 있으면 위험해!
아오이가 말함과 동시에 그림자 여인은 비틀비틀 부드러운 걸음으로, 그러나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이쪽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붙잡히면 분명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미츠키 아키라: 뛰, 뛰어……!
아키라 12 성공
아오이 8 성공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키라 저기! 전차에 올라타!
두 사람은 무사히, 운전사 없는 노면전차에 뛰어오를 수 있었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타, 탔다…! (혹시나 쫓아올세라 문도 단단히 잠그고)
그림자 얼굴의 여인은 기묘한 움직임으로 쫓아오지만, 전차를 따라잡지는 못합니다.
미츠키 아키라: 다행이다… 쫓아오면 진짜로 무서웠을 거야… (울상) 그런데 이거… 어디로 가는 걸까…
카미마에즈 아오이: 미안… 미안해 아키라……. 내가 언니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겠지.
미츠키 아키라: 아, 아니야! 잃어버린 언니를 보고싶은게 뭐가 나빠? 우린 그냥 운이 나빠서 휘말렸을 뿐이지 아오이의 잘못이 아니야. (황급히) 이상한 곳에 있으니까 자꾸 안 좋은 생각이 드는 거야. 얼른 나가야겠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그렇지만 이계는 사람의 감정을 흉내내서 일그러진 세계를 만든다고 했어. 내가 언니를 그리워하는 바람에 이계가 그 틈을 파고 든 거야.
미츠키 아키라: 그럼 파고든 이계가 나쁜거야! (단호)
카미마에즈 아오이: 뭐? (단호한 너의 말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황당한 마음이 앞선 나머지 네가 원한대로 자책하는 마음은 잊혀진 모양이다.) 이계가 나쁘지 맞아. (베싯 웃고) 아키라다워.
미츠키 아키라: 당연하지. 이용하는 쪽이 나쁜 거라고. 그리고 아오이의 언니는……. 꼭 다시 돌아올테니 걱정마. 저런 모습이 아니라 멀쩡한 모습으로… 어쩌면 이미 현실세계로 돌아와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위로하기 위해서 소리높여 꿈같은 이야기를 장황하게 펼치고는)
카미마에즈 아오이: 응,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리 허황되었다 하더라도 네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일말의 희망을 쥔 얼굴로 웃으며)
미츠키 아키라: 그런데……. 이 전차, 어디까지 가는 거지……?
챕터 3
이계심도 7
노면전차는 어느 새 료운카쿠를 닮은 탑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타르를 바른 것처럼 기묘하게 번들거리는 그것은, 어딜 봐도 향수나 추억과 아무 관계 없는 일그러진 존재입니다. 그리움을 발라서 굳힌 듯한 이 세계와는 크게 괴리되어 있습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 역이 보인다.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미츠키 아키라: (아무리 봐도 저게 수상하다고 생각하다가) 사람? 우리 말고도 사람이 있어? 어디? (기웃기웃)
아오이의 말대로 플랫폼에는 현대적인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란히 줄 서 있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시대적으로 맞나……? (성적 톱의 아오이 보며 어색한 얼굴)
카미마에즈 아오이: 시대적으로도 느낌적으로도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볼을 긁적이며) 일단 여기서 내리는게 좋지 않을까?
미츠키 아키라: 어쩌면 나가는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그러기엔 불길하게 생겼지만…) 좋아, 하나 둘 셋 하면 손잡고 뛰어내리는 거야? 하나, 둘… 셋…!
카미마에즈 아오이: 셋! 야아압! (폴짝)
둘이 플랫폼으로 내리자 서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돌아가기 싫어… 계속, 계속 옛날대로 있고 싶어…"
사람들은 그렇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저기, 저기요… (소심한 부름)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키라, 어서 가자……. (두려운 모양인지 당신의 손을 붙잡아 이끌어)
미츠키 아키라: 저 사람들… 놓고 가도 되나…? (라노벨 주인공의 핵심 자질인 오지랖을 발휘하며)
그 때
"으아아아! 끝나 버려, 오늘이 끝나 버린다!"
"되돌아가자! 추억을 다시 사는 거야!"
사람들은 갑자기 눈사태처럼 선로를 향해 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미츠키 아키라: 헉, 이상한 사람들인가봐, 가자가자…! (아오이 등 밀며 인적 없는 곳으로 슬금슬금 움직인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꺄앗 아키라! 이대로라면 선로에 밀려서 같이 떨어지겠어!
미츠키 아키라: 아냐, 날 믿어 아오이…! (듬직하게 외치며 아오잉 끌고 이리저리 인파를 피해 안전한 장소로 몸을 피한다.)
아키라 5 실패
…하지만 아오이와 수영복 차림으로 바다를 너무나도 가고싶은 강한 염원으로 이계 탈출을 희망했다!
프래그먼트 효과 +2(7) 성공
아오이 8 성공
둘은 인파에 휩쓸릴 뻔했지만, 역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봐봐, 안 밀렸지, 아오이…! (뿌듯)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키라 주변을 봐!
양복 차림의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 채 둘을 뒤쫒아 옵니다.
용케 역을 탈출할 수 있었지만, 거리에서 모여든 텅 빈 표정의 사람들이 주변에서 닥쳐오고 있습니다. 마치 둘이 이 세계를 파괴하러 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 사람들은 증오와 원한에 찬 말을 잠꼬대처럼 속삭이고 있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꺄아악……!!!! 왜 저러는 거야! 도, 도망치자…! (재빨리 도망칠 장소를 찾아 주위를 둘러본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시야에 있는 것은 파도처럼 몰려오는 사람들, 그리고 등 뒤에 솟아 있는 일그러진 료운카쿠 뿐입니다.
미츠키 아키라: (으으, 저기 너무 무서운데…!) (그러나 선택지가 없어 눈 질끈 감고 료운카쿠로 달리며) 아, 아오이, 힘들면 말해, 업어줄게…!
파이널 챕터
이계심도 8
료운카쿠 안에는 최상층으로 통하는 나선계단만이 있습니다. 주변에는 안개가 들어차 발밑도 보이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선계단을 올라가니 풍경이 계속해서 일그러져 갑니다. 그것은 두 사람의 추억을 비웃는 것처럼, 기억에 있는 정경을 이질적인 것으로 바꾸어 추악한 그림으로 만든 듯했습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업히고 싶었지만 아닌척 손만 잡고 걸어가며) 기분 나쁘네. 머릿속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 같아.
미츠키 아키라: 으응, 그러게.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게 맞겠지…? (영 음산한 주변 풍경을 보며) 그래도 내려가면 언제 또 저 사람들이 쫓아올지 모르겠는걸… 계속 올라가보고, 아니면 다시 내려오면 되겠지. 그때쯤이면 저 사람들도 포기하지 않았을까…?
그때 등 뒤에서 양복 입은 군중이 뒤쫓아 옵니다.
미츠키 아키라: 왜, 왜 포기하지 않는 거야 이 변태들…!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했을 때 갑자기 시야가 트입니다. 최상층입니다. 돌아가지도 못하고, 나아가면 떨어질 뿐입니다.
그리고 눈 앞의 허공에는 떨쳐 버린 줄 알았던 "언니"가 떠 있습니다.
"아…오이… 돌아…가자…"
그것은 아오이를 데려가려고 손을 뻗쳐 옵니다.
미츠키 아키라: 안돼, 아오이는 나랑 돌아갈 거야…! (아오이를 끌어안아 보호하며)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키라의 품에 안기며 두려운 눈으로 언니를 노려보다) 아키라! 저거 봐! 저거야! 저게 출구야!
아오이가 가리킨 것은 탑보다 훨씬 아래, 아무것도 없는 장소. 그러나 아오이와 맞닿은 아키라의 눈에는 왠지 새하얀 빛이 새어 나오는, 허공에 간 금 같은 것이 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언니가 도와줬을 때도 저런 빛 속으로 뛰어들었어. 분명 저게 출구야!
미츠키 아키라: 진짜 언니도 아니면서 아오이를 데려가려 하지마……! 진짜 언니여도 아오이는 못 줘…! (튀어나온 사심) 나는, 아오이랑, 같이, 현실로 돌아갈 거야…!! 갈 수 있어, 아오이! 같이 뛰는 거야. 알지 하나 둘 셋 하면 뛰는 거…! 하나, 둘… 셋…!
카미마에즈 아오이: 세에엣!
아키라 10 성공
아오이 9 성공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고 탑에서 몸을 던졌습니다.
순간, 빛의 벽을 뚫은 듯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다음 순간 눈을 뜨자, 그곳은 익숙한 현실세계의 역 앞입니다.
미츠키 아키라: 헉… 허억… 돌아왔나…?
아키라는 이계에 있었다는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뇌리에 작게 이런 말이 새겨집니다.
"고마워, 동생을 지켜 줘서."
"앞으로도 내 대신 아오이를 지켜 줘."
미츠키 아키라: 어, 언니분…? (급히 다소곳하게 자세를 다잡으며)
진짜 아오이의 언니가 한 말인지, 이계의 속임수인지, 그마저도 알지 못한 채로, 두 사람은 그곳에 마냥 서 있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허락받은 걸까?) (발그레)
카미마에즈 아오이: (왜 얼굴이 붉지) 돌아온 거지…? 다행이다.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아키라!
미츠키 아키라: 으, 응! 다행이야… (지레 찔림)
카미마에즈 아오이: 너까지 말려들게 해서 정말 후회됐었어……. 너는 내 소중한…
아오이의 말은 거기까지밖에 기억나지 않습니다.
미츠키 아키라: (소중한…!) (아니 왜)
둘은 지칠 대로 지쳐서,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습니다.
후일담
아키라가 눈을 꿈뻑꿈뻑 뜨자 앞에는 반가운 얼굴의 아오이가 보입니다.
카미마에즈 아오이: 아, 잘 잤어?
미츠키 아키라: 쓰으읍…헉, 아, 아오이? (허둥지둥)
카미마에즈 아오이: 푸흡 뭐야. 혹시 아직 잠 덜 깼어? 맞아 아오이야. 자는 얼굴이 귀엽네. 아, 혹시 나를 도와준 사람한테는 귀엽다고 하면 실례야? 멋지다고 해야하나?
미츠키 아키라: 귀..귀엽...멋... (얼굴펑) 아냐, 아냐아냐 다 깼어… 아니 언제 잠들었지? 우리 역이었는데? 데, 데이트는?
카미마에즈 아오이: 데이트 도중에 둘 다 잠들었지 아마. (쑥스럽게 웃고는) 아 맞다. 네가 눈을 뜨면 의사를 부르라고 했었어! 기다려줘! (도도도 밖으로 나가)
미츠키 아키라: 내… 데이트… 아오이와의……. (나간 모습을 보며 허망하게 중얼중얼)
아야노 시이나: (중얼거리는 너를 보고) 어라라 이제 일어났네요. 귀여운 여친은 이미 눈 뜨고 기다리고 있던데.
미츠키 아키라: 앗!! (화들짝) 누, 누구세요…? 그리고 여친은 아니고 친구……. (개미발톱만한 목소리로)
아야노 시이나: 헤에 그렇구나. (다 알겠다는 웃음으로 얄밉게 턱을 괴고) 나는 아야노 시이나입니다. 당신의 치료를 담당했지요. 아야노 오빠라고 불러도 좋아요.
미츠키 아키라: …치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야노 씨. (정색)
아야노 시이나: (아야노 오빠는 섭섭해요.) 많이 혼란스럽죠? (그렇죠? 혼란스러워서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 거지요?) 당신들 이계에서 용케 돌아왔네요. 잘해줬어요.
미츠키 아키라: 조금 혼란스럽긴 한데… (속마음은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요. 아픈 곳도 없고… (몸을 이리저리 살피고는) 아오이가 돌아갈 수 있다고 했으니까…
아야노 시이나: 당신, 카미마에즈가 많이 소중한 모양이네요. 하긴 그렇게 귀여운 "친구"라면 그럴 만도.
미츠키 아키라: (왜 얄밉지…? 잠시 아니꼽게 쳐다보고) …네, 아오이는 제 소중한 …친구니까요…
아야노 시이나: 당신이 있는 이곳은 호텔 크레센트. 다른 이름으로는 그래, 초승달재단이죠. 당신처럼 이계에서 돌아온 이들을 지원해주는 곳이죠. 당신의 카미마에즈를 향한 강한 마음이 이계에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한 거죠. 그러니까 그 마음에 자신감을 가져도 좋아요.
미츠키 아키라: …! (벌떡 일어남) 어, 저, 그, 숙박비는……! (공손해진 표정)
아야노 시이나: 에이, 학생 삥 뜯어먹는 나쁜 사람 아니니까 걱정 말아요. 그렇게 봤다면 많이 서운한 걸. 우리는 무상으로 이계에서 돌아온 사람들을 케어해줘요. 그렇지만, 당신처럼 이렇게 무탈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일은 흔하지 않으니까……. 애초에 돌아오는 일이 힘들지요.
미츠키 아키라: (굉장히 수상쩍지만… 일단 무상이라고 하니 안심한 표정) 그… 그래요? 아, 그래서 아오이의 언니분도…….(어두워진 안색으로 중얼거리고) 운이 좋았구나, 둘이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아야노 시이나: 애초에 "둘"이기에 가능성이 있었던 거지만요. 이계를 볼 수 있는 카미마에즈 군과 그를 소중히 생각하는 당신이라서 말이에요. 우리는 카미마에즈 같은 사람을 시프터라고 부르고 당신처럼 시프터를 소중히 하는 사람을 바인더라고 불러요. 그런 관계는 아주 아주 소중하답니다. 그래서 여기서 질문. 우리 재단과 함께 일해보시지 않겠어요? 훌륭한 시프터와 바인더를 찾는 것도 일이라서 말이죠.
미츠키 아키라: 아, 그건 좀… 전 아직 학생이라서요. 부모님 허락도 받아야하고…….
아야노 시이나: 역시 힘들겠죠. (조금 실망한 표정이지만 미소는 잃지 않아) 그러면 임시는 어때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면 좋아요. 이계에 관한 무언가를 발견하면 재단에서 후한 값으로 교환도 해준답니다.
미츠키 아키라: (실망한 표정에 난처하게 눈을 피하다가) …그건 아오이랑 같이 상의해야하지 않을까요? 일단 너무 무섭고… 오늘도 어찌저찌 빠져나왔지만 아오이도 무서워했고요…….
아야노 시이나: 그렇네요. 카미마에즈 군에게는 먼저 물어봤지만 할 마음이 있어 보였어요. 다만 당신을 휘말리게 하는 것이 싫은 모양이었죠. 그렇지만 잊지 말아요. 카미마에즈 군은 시프터이고 언제든지 이계가 그를 노릴 거예요. 이미 얽혀버린 삶이니 되돌아갈 수도 없죠. 그런 그를 소중히 한다면 당신도 한번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예요. "혼자"는 돌아올 수 없으니까. 우리 재단과 일은 하지 않아도 좋아요. 하지만 잊지 말아요, 그를 혼자 두지 말아요. 이계에 끌려간 그를 데려오는 것이 당신의 의무니까.
미츠키 아키라: 아뇨 하겠습니다. 아오이 하면 할게요!
아야노 시이나: (싱긋 웃으며) 좋은 선택이에요. 다들 새로운 요원을 맞이해서 기뻐할 겁니다. 초승달재단에 오신 걸 환영해요, 미츠키 아키라.
그렇게 이계에서 무사히 탈출한 아오이와 아키라는 초승달재단과 함께 일하기로 했습니다. 둘의 삶은 이제 전과 같지 않겠지요. 어떤 미래가, 아니 어떤 이계가 둘을 기다리고 있을지…….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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